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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장애인이라 태우기 싫었던건가요?

4월 26일 부산 남포동의 한 패스트푸드점 2층에 앉아서 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요 패스트푸드점 건물은 버스가 다니는 대로변에 위치해 있고, 바로 앞에 건널목이 있습니다
책을 읽다 집중력이 떨어진 저는 창밖을 보고 있었죠

시각장애인용 지팡이를 든 두명이 건널목 신호를 기다리는 듯 보였습니다
마침, 보행자가 기다려야 할 신호라 저는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건널목을 건널 신호에 두 분은 옆으로 이동을 하더군요
지팡이를 두드리고 건널목 옆에 있던 차량을 손으로 더듬으며 한 곳에 위치해서는
오른 팔을 들어 옆으로 들고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왜 그러는지 몰랐습니다
왜 팔을 저렇게 들고 있나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곧이어 떠오른 생각은 '택시'를 잡기 위한 행동이라고 여겨지더군요


        두 분 다 시각장애인으로 보였습니다. 지팡이는 하나이고, 지팡이 없는 한 분은 팔짱을 끼고 고개가 바닥으로 향했습니다

       택시잡기 위해 3분 정도 서 있었는데 택시는 오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분홍우산 쓴 분이 나타나서는 두분 곁에 서더군요

      잠시 얘기를 나누는 것 같더니

      택시 승강장을 알려주며 그 쪽으로 안내합니다

      따라가는 두 분, 그 모습을 보면 두 분 모두 시각장애인이라고 느껴집니다

 이렇게 시각장애인 두 분이 비장애인의 도움으로 무사히 택시를 타나보다 안심했습니다
바로 택시로 안내되었고 택시에도 타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마저 책을 읽으려고 고개를 숙이고 있다 조금 후 고개를 들었더니
저 두분은 택시에 내려서 바로 옆에 보이는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으로 옮기더니 에스칼레이터를 타고 지하로 내려갔습니다

이 모습을 보면서
택시 안에서의 대화가 상상되더군요

두 사람      - ***으로 가주세요
택시기사    - 거기 갈려면 길건너 가세요


더 이상의 대화는 없었을듯 합니다
어렵게 택시에 오른 장애인이 다시 택시를 잡기 위해 지하로를 따라 길을 건너서
또 다시 사진에서 보여지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니

뛰어 내려가서 도와드릴까 생각이 들었지만
내가 가는 동안 저 두분이 다른데로 가버려 못 찾으면 어쩌나...하는 소극적인 생각으로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습니다
이제야 뛰어가서 도와드렸어야 하는데,,,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몇년전에는 고속버스 터미널에 내렸는데
한 시각장애인이 버스에서 내려서 다른 곳으로 가질 못하더라구요
이유는 바닥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안내선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제가 팔짱을 끼고 지하철까지 안내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장애인이 자유로이 이동할 수 있는 권리는 있지만 그 권리를  마음껏 누리게 할 수 있는 기반은 전혀 갖춰져 있지 않네요
지하철역 내에는 바닥에 시각장애인 안내선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한계가 많잖아요
또 휠체어 등을 이용하시는 분들을 위해 엘리베이터도 꾸준히 설치되고 있긴 하지만 부족하구요
그런데! 지하철역만 벗어나면 다른 곳에선 장애인을 위한 안내선 등이 있긴 한건지....


우연히 보게 된 저 날의 장면이 계속 가슴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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