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과 편의점, 두 곳의 공통점은?
1990년대 후반 내가 다니던 대학 근처에 있던 저 두 곳은 많은 사람들이 책을 사지 않아도 물건을 사지 않아도 들락날락하던 곳이었다
삐삐도 나오기 전 연락할 길 없는 벗들에게 띄우던 연락 쪽지가
매일 매일 붙어있던 곳.
하릴 없이 교문을 나서 그곳에 들러선 오늘은 누가 나를 부르나...하며 쪽지를 훑어보며
"아항~ 오늘은 얘네들이 거기서 노는구나"
"8시? 지났네, 어서 가봐야지"
하며 걸음을 옮겨서 쪽지가 가리킨 곳에 들어서면, 벗들이 반가이 맞아주던...
그 후 삐삐가 나오면서 잠시 과도기로 존재하기도 했지만
연락쪽지를 남기던 게시판은 이내 사라져버렸다.
손마다 들린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며 제 목적지를 향하는 지하철 안의 낯선 이들.
101호 1205호 2203호 빼곡한 방마다 들어앉은 낯선 이들.
지금도 내 곁엔 낯선 김씨들이 둥둥 표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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