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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ily

팥에 대한 기억, 귀신을 믿으시나요?


 

붉은 팥
 
팥만 보면 떠오르는 기억 하나 .
 
 
초등학교 5학년 여름 방학 중이었다
그 때 '아람단'이란거에 가입해서 학교에서 하는 캠프에 참가했다
점심이었나, 저녁이었나 확연치 않은 한 끼니를 잔디 밭에 앉아 때우던 그 시각
 
내게 이유도 없는 고통이 찾아왔다.
 
약을 먹어도 소용이 없어서 캠프를 중단하고 엄마 손에 이끌려 집에 돌아가야했다
나는 괜찮다고 했는데, 그 때 왜 엄마는 굳이 집으로 가자고 했는지 몰랐다.
 
지금 돌이켜보면, 무조건 집으로 가야만 했던 것이다.
다른 곳에서는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아픈 배 때문에 잔뜩 웅크리고 누워있던 내게 엄마는 명령했다.
 
"문지방에 머리를 대고 누워"
 
이유도 모른채 엄마의 말에 순순히 응했다.
 
당시 두 쪽의 여닫이 문이었던 방문을 열고
마당을 향해 머리를 놓고 문지방에 누웠다.
 
그리고 엄마는 내게 입을 벌리라고 시켰다.
.
.
.
.
.
.
 
 
식칼의 뾰족한 앞 날을 아래 앞니에 대고는
 
붉은 세알과 물 세방울을
칼 날을 통해 입에 떨어뜨려주고는
 
 
물러가라
 
하시며 마당으로 칼을 던졌다.
 
 
난 그리고는 잠이 들어버렸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신기하게도 배가 하나도 아프지 않았다.
 
엄마의 말에 따르면
떠돌아 다니던, 객구에게 걸렸단다 ㅡ.,ㅡ^
고시레 하지 않아서 생긴일쯤? 하하
 
 
난, 지금도 붉은 팥만 보면
 
그 날이 생생히 떠오른다..
 
 
귀신이 없다고 믿는 나에게
일어났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