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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맘대로/book

시골빵집에서 자본론을 굽다 - 와타나베 이타루/정문주 역

 

시골빵집에서 무슨 자본론을 굽는다는거지?

마르크스의 '자본론' 이후 150년, 우리네 삶에 자본론을 어떻게 적용한다는걸까? 그런 궁금증에 책장을 펼쳤다.

 

이타루와 마리가 시골에서 만든 빵집 이름은 '다루마리' 그곳에서 자본론을 굽는다.

다루마리라는 빵집은 주 4일 운영, 직원은 재료준비 포함 주5일 근무하며, 1년 중 한달은 장기휴가를 가진다.

노동력을 팔아야만 생활을 할 수 있는 '노동자'라는 계급적 지위는 '생산수단'을 소유하게 되면서 변화하지만 다루마리는 '이윤'을 남기지 않는 부패하는 경제를 지향한다.

이타루는 이스트가 아닌 천연 누룩균을 이용한 주종빵을 만들면서 천연균들이 자연에서 오지 않은 것을 부패하게 하고 자연재배한 밀, 죽세공 그릇 등을 만나면 어떻게 순환되는지를 배운다. 그리하여 부패와 순환이 일어나지 않는 '돈' 때문에 자본주의의 모순을 낳았음을 깨달아 시골빵집에서 새로운 실험을 해나가고 있다.


 

책을 읽으면 그닥 '자본론'을 중심에 둔 책은 아니라는 것은 곧 알게 된다.

다루마리가 '자본론'으로부터 천착한것은 '노동력'과 '이윤'의 상관관계, 그리고 '노동자' 중심의 사고라 할 수 있겠다.

'노동'을 통한 '인간소외'가 발생하지 않도록 '이윤'을 극대화하는 것을 가게 운영의 중심에 두지 않겠다는 대원칙이 있다.

그리고 다니던 식품회사를 그만두고 제빵기술을 배워 빵집을 차려보겠다는 이타루에게 연구자인 아버지가 추천한 첫 책이 '자본론'이었으니 '다루마리'의 근간엔 '자본론'이 받침되고 있기는 하다.

자본론뿐만 아니라 다루마리에는 자연주의, 전통보존 등 다양한 생각들이 함께하고 있다.

 

그들처럼 도시를 떠나 시골에서 아이들을 키우며 지속가능한 다른 세계를 추구한다는 것은 참 매력적이지만, 또 쉽게 따라하기엔 여전히 잡생각이 많다.

다루마리의 부부처럼 시골에서의 삶을 추구하는 우리 부부는 언제 시골로 떠날 수 있을까 또 생각해본다.

저자의 말처럼, 도시에서의 삶이 소비를 부추키고 더 많은 이윤을 쫓도록 강요하며 비인간적인 관계를 만들어내지만 거기에 익숙해진 우리는 이 징글징글한 도시를 떠나기 쉽지 않다.

그저 선험자들의 귀한 경험을 곱씹으며 떠날때가 언제인가를 헤아려본다